최근에 어떤 연유로 전시를 자주 가야겠다!라는 의지가 불탔는데, 여러개의 가 볼만하다고 생각한 전시중에 가장 전시 마감이 임박했기에 이 전시를 선택했다.

호안 미로와 칸딘스키가 좀 비슷한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호안 미로에 대해서는 아마 미술시간에 배웠던가? 아무튼 이름이 꽤 익숙하고, 그림도 많이 낯이 익는 작가다. 추상화 작가라는 점이 가장 내 마음에 들었다.

삼성역 근처 대치동의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기획된 호안 미로전. 마이아트뮤지엄을 가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신논현역 근처에 있는 미술관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어진건지, 아니면 강남구청역 근처의 M컨템포라리뮤지엄이랑 헷갈렸던 것 같다. 고로, 마이아트뮤지엄은 처음이었음. 마이아트뮤지엄은 지하에 위치해 있었다.

19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원래 2만원인데 인터넷예매로 1000원 할인 받음) 봤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한 3-4시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1시간만에 뿅하고 끝나버리더란...

석판화라는 점이 끌렸던 작품이다. 석판화를 해본적이 한번도 없는데 모노타입이랑 비슷한걸까 궁금하다.

삼원색과 초록색, 그리고 흰색 여백과 검정색. 호안미로의 시그니처 색깔들이다. 개인적으로 호안미로는 검정색을 정말 잘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석판화. 중간중간에 호안미로에 관한 영상들도 있었는데, 하나씩 다 끝까지 봤다. 짤막짤막하게 소개 영상 처럼 되어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았다. 호안미로의 초기 작업을 보면 시와 그림을 연결시키는 작업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이 꽤 인상 깊었다. 시의 매체가 언어라면, 그림의 매체란 점, 선, 면인데, 호안 미로는 점, 선, 면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기호를 창조해내는데 성공한 것 같다.

이건 제목이 무려 '시'다.

조각 작품도 꽤 신선하고 좋았다. 아쌍블라주라고 하나 이런걸.

회화작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유머와 위트가 조각 작품에는 녹아있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추구하는 작업 스타일이다. 물건 주워가지고 그것 가지고 새롭게 창작 하는 것.

이런거 정말 좋아한다. 이 작품은 왠지 니키 드 생팔의 작업이 떠올랐다.

색이 없는 조각도 좋았는데, 색을 입히니까 또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세 가닥의 털처럼 눈은 변태를 겪으면서 특징을 잃은 인물의 잔해이다'라는 설명이 왠지 멋있어서 전시설명을 찍어왔다.

재기발랄하다. 전시장이 테마에 따라 배경 색이 달랐는데, 빨간색 벽, 연두색 벽 이런게 오히려 미로의 그림을 두드러지게 해줘서 좋았던 것 같다.

액자가 특이해서 액자도 미로가 한건지 궁금했다.

기존에 잘 그려진 그림을 90도로 회전시키고 그 위에다가 자신의 스타일을 덧씌운 작업. 기존의 질서나 회화적 요소 등을 거스르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호안 미로의 작업실. 친구가 설계해줬다고 전시 중간 영상에 나왔나 그랬는데, 저런 작업실 나도 한번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기 전에 가능할지.

(위 두 작업은 전시에 없던 그림임) 이런 조금 더 심화된? 더 다듬어진? 더 성숙해보이는? 작가 그림인생의 후기스러운? 그림들도 보고 싶었는데, 뭔가 그런 그림들은 없었던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스페인 대사관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전시이던데, 30몇점밖에 안된것도 조금 실망스러웠다. 전시 마지막에는 작품들을 싣고 온 빨간색 컨테이너들도 전시를 해놨는데, 그런거 전시할 공간에 다른 작품 하나를 더 전시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잘 봤지만, 19000원에 준하는 가성비 좋은 전시는 아니었다는게 개인적인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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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예에전에 갔던 마르셀 뒤샹전 후기를 적으려고 모아둔 사진 모음을 찾아서 아까운 김에 포스팅한다.

마르셀 뒤샹전 포스터.

2019년 초에 있었던 전시니까 정말 꽤 오래 되었다. 사진을 못찍게 해서 너무 열받아서 전시 보면서 전시되어 있는 작품 제목을 싸그리 다 적어왔었다.

그래서 그 제목을 토대로 작품 검색해서 후기에 올리려던 속셈이었는데, 문제는 사진을 다 모아놓고, 사용하던 노트북을 동생에게 넘겨줘야하는 일이 있었어서 어쩔 수 없이 묵혀뒀어야 했다. 지금은 동생이 노트북을 다시 나에게 돌려줘서 모아둔 사진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때 당시에 바로 후기를 적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이 포스트는 이 전시에 있었던 작품 나열정도로 끝나야할 것 같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코멘트를 달기는 어려울 것 같음.

한국의 마르셀 뒤샹전에 전시된 작품들은 이런게 있었다, 하는 정도로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390 No. 12

L H O O Q로 유명한 그 작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에게 콧수염을 그려준 작품. 다다이즘의 메니페스토.

Anemic Cinema(1926)
Piston(1914)

사진 작업이었던 것으로 기억.

Etant Donnes(1966)

이 작품은 기억이 좀 난다. 전시의 가장 마지막에 있던 작품으로 문틈으로 난 구멍으로 바라다 보면 이런 장면이 연출되어져 있던. 관람객들의 관음증적인 면모를 건드렸다고 해야하나. 전시에서는 굉장한 대작으로 묘사가 되어있었던 것 같은데, 구멍을 통해서 나체의 여성을 봐야한다는게 썩 즐거운 것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

Etant Donnes(1966)

이게 위의 작품의 앞에 놓여져있는 문이다. 문에 나있는 두개의 구멍으로 쳐다보면 위의 나체의 여자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Fania(Profile)(1915)

단어와 낙서로 장난치듯 만들어낸 작품 같다는 생각.

First Papers of Surrealism
Fountain (1950)

이게 그 유명한 뒤샹의 작품. 이 작품의 명확한 의미는 아마도 뒤샹만이 알고 있겠지만, 이 작품의 출품이 미술계에 정말 엄청나게 센세이션한 파문을 일으켰었다는건 익히 들어 알고 있다.

L.H.O.O.Q

위의 다다이즘 메니페스토에 쓰인 그림. 이 그림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는데 내용은 다 까먹은듯. LHOOQ라는 말이 되게 바보같은? 말이라고 들었던거 같다. 리서치가 좀 필요함.

Pocket Chess Set

뒤샹이 체스대회에 나갔었다고 본거 같기도 한데,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뒤샹이 체스에 관심이 있었다 정도였던건지. 아무튼 이게 뒤샹이 제작한 체스판과 말이라고 했던 것 같다.

Rendez Vous of Sunday, Feb 6, 1916

랑데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었던거 같은데 뭘 적었던 건지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불어로 뭔가가 잔뜩 적혀있다.

Rotoreliefs

이거 꽤 재밌었던거 같은데, 얘네들이 막 돌아가는 영상이 함께 있었던 것 같다.

Rrose Selavy

뒤샹의 부캐격인 로즈 셀라비. 자신의 여성성에 대한 탐구였다고 본다. 이런걸 드랙퀸이라고 하던가. 손동작이 참 우아하구만.

The
With Hidden Noise(1916)

제목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이게 저 안에 뭐가 들어 있어서 소리를 낸다고 했던가, 뭐 그랬던 거 같다.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 2

조르주 브라크 그림 같기도 하고, 피카소 그림 같기도 하다. 계단을 내려오는 동작에 대한 연속성을 표현한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독신남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1926)

이게 꽤 재밌는 작업이었는데, 정확한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컸다. 실제 작업이 전시장에 있었나? 무튼 그랬음.

병걸이

이런 독특한 조각품들도 굉장히 위트가 있게 다가왔었다. 제목은 병걸이인데, 실제 병을 걸기엔 좀 조악해 보인다.

여행가방

뒤샹이 만든 여행가방이었던가..

자전거 바퀴(1964)

이런걸 아상블라주라고 하는 걸까? 정말 쌩뚱맞은 두가지를 태연자약하게 또,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 최근에 본 호안 미로의 조각들도 생각이 난다.

킹과 퀸을 가로지르는 날랜 누드들(1912)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 2와 같은 선상에 있는 작업인 것 같다. 뒤샹이 어떻게 이런 작업을 하다가 개념미술로 넘어갔는지 궁금하다.

뒤샹전은 꽤 의미심장했었고, 나중에 또 한다면 꼭 또 가서 볼 의향이 있는 작가다.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피규어이므로.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지 빠샤!

Posted by montage